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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GM과 함께 읽어주시면 더 감사하겠습니다.






사쿠마님이 왜 내 옆에 있어. 꿈인가. 아직도 술에 취해서 꿈꾸는 중인건가. 코가는 믿기 힘들다는 듯 두 손을 들어 양 뺨을 찰지게 촵촵 내리친다. 볼이 띵띵 부을 정도로 내리친 코가는 아픈 거 보니까 꿈은 아닌 것 같은데... 하고 다시 제 옆에서 눈감고 있는 사쿠마 레이를 내려다본다. 그, 근데 왜 사쿠마님이 여기있냐고! 어떻게 생각해봐도 절대 말이 안되잖아! 트루먼쇼같은 거냐고! 코가는 상황을 파악해보기 위해 깊게 심호흡을 했다.


 그러니까, 나루카미녀석을 만난 것 까지는 기억이 나. 둘이 같이 바에 간 것 까지도 기억이 나는데.. 그 이후로는 너무 마셔대서 필름이 끊겨버린 것 같단 말이지.. 그치만 어떻게 사쿠마님이랑 만난.. 호, 혹시 그냥 닮은 사람인가! 그래, 닮은 사람일 수도 있지! 물론 사쿠마님을 아무리 따라하려 해봤자 다른 놈들은 우리 사쿠마님 발 끝 하나도 못 쫓아가겠지만 말이야! 사쿠마님은 너무 멋진 분이니까 그 분의 겉모습만 대충 따라하고 다니는 잔챙이들도 종종 있을테지. 암 그래! 


  "으음.."


 코가가 한참 '사쿠마님 따라쟁이썰'을 마음 속으로 밀고 있을 때, 레이는 몸을 뒤척이더니 이내 서서히 한 쪽 눈을 뜨며 기상했다. 코가와 레이의 시선이 마주친다. 아직 잠에 취해있는 모양인지 레이는 낮게 잠긴 목소리로 "일어난거야?"라고 묻곤, 인형을 껴안듯 두 팔로 코가의 허리를 붙잡아 다시 만족스럽다는 표정으로 잠에 빠진다. 


 "저, 저기...요..."


 어떻게 목소리까지 사쿠마님이랑 이렇게 비, 비슷하지..? 얼굴도 되게 똑같은데.. 아, 아무리 따라하는 거라 그래도 이정도까지 따라하는 건 힘들.. 겠지? 그, 그럼 진짜 사쿠마님이라는 게 되어버리는데 그러니까 어째서 사, 사쿠마님이랑 내, 내가 한 침대에서.. 호, 혹시 무, 무슨 일이라도 있던 건 아니겠지? 


 코가는 급히 이불을 들어 제 옷의 존재유무를 확인한다. 다행히도 어제 입고 있던 그대로 옷은 코가의 몸에 잘 입혀져 있다. 일단 그렇고 그런 최악의 상황까진 벌어지지 않은 것 같아서 코가는 안심했다는 듯 크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저, 저기 좀 일어나보.."

 "쉿."


 저를 깨우려드는 코가의 목소리가 방해된다는 듯 레이는 코가의 배를 살살 쓸며 조용할 것을 경고했다. 고막에 상당히 위협적인 그 목소리에 순간 꿀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다문 코가는 그렇게 두어시간을 더 침대에 불편하게 앉아, 사쿠마 레이가 완전히 잠에서 깰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야만 했다.










 "그래서 다, 당신이 진짜 사쿠마 레이라고?"


 무례라는 것도 잊으며 코가는 막 샤워를 마치고 나온 레이를 향해 검지로 삿대질 했다. 혹시나 싶어 본인에게 물어보니, 본인마저 자신이 사쿠마 레이가 맞단다. 하루 아침에 '초인기스타와 일개 팬'사이에서 '옆집 이웃관계'로 비약적인 발전을 한 코가와 레이의 관계를, 아직도 코가는 실감하기 어려운 지 입만 벙글거리다 이내 "흥. 뭐.. 내가 다, 당신 이름정도 알아주는 걸 고맙게 생각하라고!" 라는 톡쏘는 대사를 뱉는다.


 아, 아니! 이게 아니야 오오가미 코가! 사쿠마님한테 얼른 싸인해달라고 말하란 말이야! 완전 팬이라고 말한 뒤에 집에 있는 CD에 싸인 받아도 되냐고 물어보라고! 뭐, 뭐하는거야 오오가미! 얼른 손 깨끗히 씻고와서 악수 한번만 해도 되냐고 물어보란 말이다! 으아아! 오오가미! 


 "아. '이름'정도만 아는건가. 나를?"

 "당신같이 계집애들한테 아양만 부리는 가수같은 건, 내가 이름정도만 알아줘도 과분하지 않아? 흥!"

 

 아니예요 사쿠마님. 제가 진짜 사쿠마님 엄청 팬이라 사쿠마님 혈액형이랑 이상형이랑 가족관계같은 거 다 알고 있거든요? 제 입에서 나오는 소리는 믿지 말아주세요 사쿠마님! 제발.. 아. 주둥아리야 좀 가만히 좀 있어! 제발!


 "그래? 안타깝네. 너같이 귀여운 애가 내 팬이었다면 좋았을텐데."

 "모두가 다 자기 팬이라고 생각하다니. 자의식과잉인거네 그거."


 사쿠마님이 나보고 귀엽다고 해줬어. 다들 들었냐고? 사쿠마님이 나한테 귀엽다고.. 귀엽다고.. 아 오오가미 코가 살아있길 잘했다. 살아서 사쿠마님과 이렇게 대화도 해보고.. 사쿠마님한테 귀엽다는 소리도 들어보고.. 크흑. 근데 왜 이 놈의 주둥아리는 아직도 주제를 모르고 계속 사쿠마님한테 이상한 소리만 나불거리고 있는거냐! 진짜 누가 입 좀 꼬매줬으면 좋겠다. 제발..


 생각과 입이 따로놀자 코가가 점점 울상을 짓는다. 그 모습이 꽤나 광경이라 레이는 쿡쿡 작게 웃어댄다. 어제는 은퇴하지 말라니, 가면 화낼거느니 뭐니 해댔으면서 오늘은 자의식 과잉라느니 아양만 부리는 가수라느니, 정말이지 심한 말만 해대네. 부끄러움이 많은 타입인가. 그냥 솔직하게 팬이라고 말하면 될 것을. 정말이지 새롭고 신선한 반응이네. 


 "점심이라도 먹고 가겠어?"

 "누, 누가 네 녀석이 주는 거 먹을까보냐!"

 "토스트라도 괜찮지?"


 사쿠마님이 만들어주시는 거예요? 완전 감동이에요. 진짜. 저 꼭 먹어보고 싶어요! 사쿠마님이 주시는 거라면 풀이라도 맛있게 씹어먹을거예요 저! 아. 사쿠마님이랑 점심이라니. 이제 팬싸인회 당첨 같은 거 부럽지 않아. 진짜로. 사쿠마님 너무 잘생겼어요. 진짜 너무 다정해요. 사쿠마님 진짜 최고예요. 짱짱.








 ... 아, 아니 아무리 사쿠마님이 주시는 거라면 풀이라도 달게 먹겠다곤 하긴 했지만.. 코가는 제 앞에 놓여있는 다 탄 잿더미를 바라보며 눈썹을 씰룩였다. 일단 그릇에 담겨있긴 한데.. 잿더미..아닌가 이거. 먹어도 되는거지? 죽진 않는거지? 분명 계란후라이를 했던 것 같은데 어째서 계란후라이가 이렇게 까만거야..?


 "음. 아무래도 요리는 좀 서툴러서."


 코가가 그릇에 담긴 다 탄 토스트를 먹지않고 빤히 바라만 보고있자, 레이는 머쓱했는지 말을 덧붙인다. 


 "하? 이건 그냥 서툰 정도가 아니잖아!? 사람 하나 죽일 셈이냐! 잘도 이런 거 먹어오면서 살았네 너! 먹지말고 이리 내! 다시 만들어 줄테니까!"

 

 코가는 막무가내로 레이 앞에 놓여있던 그릇을 제 쪽으로 뺏어 놓곤, 일어나 가스레인지 앞으로 향했다. 얼마안가 능숙하게 토스트 두개를 구워 낸 코가는, 레이가 만들었던 토스트라는 이름의 잿더미를 음식물 쓰레기통 안에 넣어버리곤 제가 만든 토스트를 그 그릇위에 다시 얹었다. 


 "오오. 이거 꽤 맛있겠네. 내가 만든 것보다 한층 훌륭하군."

 "당연하지! 그런 음식물 쓰레기랑 비교하지 말라고? 내 음식에 대한 모욕이다!"

 

 사쿠마님이 만드신 창작물을 모욕하다니! 오오가미 코가 죽어라! 사쿠마님이 먹다 버리신 나무젓가락마저 마스터피스가 되는 것임을! 오오가미 네 놈 진짜 더이상 사쿠마님을 모욕하면 내가 가만두지 않을거야! 근데 내가 날 가만두지 않으면 그건 어떻게 되는거지..흠.. 


 코가가 쓸데없는 생각으로 잠시 고민하고 있는 사이 레이는 맛있다는 듯 토스트 하나를 금방 비우며, 바라보고만 있어도 안구가 정화되는 미소와 함께 코가에게 말을 걸었다. 


 "이렇게 입맛에 맞는 음식 먹어보는 것도 오랜만이네. 너 나한테 요리해주지 않을래?"

 "무, 무슨소리야! 대, 대학생이 그렇게 한가해보여? 삼십만엔 내라!"

 

야! 오오가미! 사쿠마님이 네 음식 솜씨가 맘에 드신다잖아! 매일 아침 점심 저녁 다 해드려도 모자랄 판에 뭐 삼십만엔? 죽어라! 진짜 사쿠마님한테 미움받기로 작정을 한거냐! 얼른 지금이라도 매일 삼시세끼 진수성찬 차려드리겠다고 말해! 너따위가 사쿠마님을 위해 할 줄 아는 게 얼마나 되겠다고! 그걸 거절해! 야! 얼른 하겠다고 해! 

 

 "삼십만엔? 그정도면 되는건가?"


 레이는 정말 그정도면 되겠냐며 지갑에 있던 십만엔 세장을 꺼내 코가에게 건넸다. 너무 적은 게 아니냐며 십만엔권 몇장을 더 꺼내려는 레이의 행동에 코가는 기겁을 하며 "돈 많은 건 니 친구들한테나 자랑하라고!"하곤 레이를 말렸다. 


 미쳤지 오오가미! 사쿠마님께 돈을 드려도 모자랄 판에 감히 니가 사쿠마님께 돈을 삥뜯어!? 




 




 "그럼 저녁 기대할게-. 멍멍아."

 "언제부터 내 별명이 멍멍이가 된거야! 죽여버린다 너!"

 

 현관까지 레이의 마중을 받고, 레이의 집을 나온 코가는 나름 침착한 표정으로 제 집 안으로 들어섰다. 그래. 지금까지 이 상황을 정리해보자. 그러니까 사쿠마님이 우리 옆 집으로 이사오셨고, 나는 삼십만엔으로 사쿠마님께 고용된거네. 음. 뭐. 여기까진 평범하군....일리가 없잖아? 사쿠마님이 옆 집으로 이사오셨다고? 게다가 나는 사쿠마님한테 네녀석이라고 하질 않나 죽여버리겠다고 하질 않나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잔뜩 해버렸다고? 당장 사쿠마님에게 미움 받아도 할 말이 없어!


 으아아. 진짜 진짜 내 성격 너무 싫다. 어째서 이렇게까지 솔직하지 못한거냐고! 그치만, 그치만 사쿠마님만 보면 긴장되고 또 긴장되서, 하고 싶은 말이 목구녕으로 안나가버리니까! 이게 다 사쿠마님이 잘생긴 탓이야! 으아아. 무슨 소리야 오오가미! 왜 사쿠마님 탓으로 돌리는 건데! 사쿠마님은 잘못 없어! 내가 나빠! 진짜 이런 성격 좀 고치고 싶다!


 코가가 양 손으로 머리채를 쥐여뜯으며 다람쥐 챗바퀴 돌 듯 거실을 뛰어다니고 있으려니, 쇼파 아래서 가만히 웅크려 앉아있던 레온이 '저 주인이 뭘 잘못 먹고왔나'하는 한심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코가는 레온의 그런 생각을 알아차릴 리 없었지만 말이다. 

 


 

 








*아이고 글이 정말 시끄럽네요 아이고 시끄럽다...

마치 트위터를 하는 느낌으로 글을 써봤습니다 아이고 시끄러..

저녁에 급히 날려 쓴 글이라 오타를 확인안햇습니다,, 알려주시면 나중에 고치겟습니다,,


개인적으로 러블리즈 -지금 우리, 라는 노래의 가사가 지금 코가 상황이랑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헤헤,, 한번 들어주셨음 좋겠습니다,, 얘네 어떻게 될까요 ㅎㅎ

사실 온리전 붙으면 회지로 내려하던 내용인데,,, 붙었음 좋겟다,, 


*BGM과 함께 읽어주시면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늦은 밤. 인적이 드문 시내 변두리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꽤나 손님들로 북적북적한 어느 바의 카운터자리. 카운터의 가장 구석 자리에 앉아 아까부터 독한 술만 잔뜩 들이키고 있는 것은 이제 갓 소년 티를 벗어난 대학교 이학년의 오오가미 코가, 그리고 걱정스럽다는 얼굴로 아까부터 코가의 어깨를 토닥여주고 있는 인물은 같은 대학에 다니는 나루카미 아라시이다.


 무슨 속상한 일이라도 있는 지 아까부터 연신 입에 데낄라만 들이 붓는 코가의 술잔을 빼앗으려는 시도를 번번히 실패한 아라시는 결국엔 포기했다는 듯 한숨을 쉬며 코가에게 위로의 말을 건넨다.

 

 "힘내. 코가군. 세상에 연예인이 사쿠마 레이만 있는 게 아니잖아-."

 "니가 뭘아롸-! 사쿠마 레이님은 나항테는 인생이엿쒀-!"


 술에 쩔어 잔뜩 꼬인 발음으로도 어떻게든 사쿠마 레이라는 이름만은 정확히 발음하는 코가의 대단한 덕력에 아라시는 속으로 감탄을 기했다. 사쿠마 레이가 죽은 것도 아니고 그냥 연예계 은퇴선언을 한 것 뿐인데 이렇게까지 슬플까- 싶으면서도 주변인들에게 마음을 잘 붙이지 못하는 코가에게, 연예인이긴해도 마음을 줬던 상대가 얼마나 각별한 존재였는지 대충 짐작이 갈 것 같아서 아라시는 잠시동안 말 없이 코가의 등만 슥슥 쓸어줄 뿐이었다.


 "징쨔 좋아했는데. 완전 동경했는데…"


 평소에 남 앞에서 드센 모습만 보여줬던 코가가 갑자기 코를 훌쩍이기 시작하더니 이내 손등으로 눈물을 훔쳐내자 당황한 아라시가 급히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코가의 눈꼬리에 맺힌 눈망울을 콕콕 찍어 닦아주었다. 


 "알지. 코가쨩이 얼마나 사쿠마 레이를 좋아했는지."


 전혀 접점 없어 보이는 아라시와 코가가 친해지게 된 계기도 알고보면 사쿠마 레이때문이지 않는가. 언제였더라. 강의실에서 패션잡지에 실린 사쿠마 레이의 사진을 보며 '사쿠마 레이는 진짜 잘생겼네-'하고 아라시가 혼잣말 했을 뿐인데 '네 놈! 사쿠마님 팬이냐?'하고 먼저 말 걸어왔던 것은 코가다. 그다지 그의 팬은 아니었지만 제 멋대로 아라시를 사쿠마 레이의 팬으로 단정짓고 사쿠마 레이에 대해 이것저것 떠벌리던 코가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훤할 지경이다. 


 "완전 멋있따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귀걸이두 사쿠마님이 하고 나오셨던 거라서 알바로 돈 모아서 샀던건데.."

 "응응. 그래. 귀걸이 잘어울리네 코가쨩."

 "사쿠마님!!"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사쿠마의 이름을 복창하는 코가때문에 순식간에 바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코가에게로 쏠린다. 가만히 나두면 정말로 사쿠마 레이 찬양곡이라도 만들어 부를 것 같은 코가의 행태에, 급히 손으로 코가의 입을 틀어막으며 아라시가 주변사람들에게 작게 고개 숙여 사과했다. 


 왜 부끄러움은 나의 몫인지..아라시의 노고를 아는 지 모르는 지 코가는 이빨로 아라시의 손바닥을 깨물려 들어 슬슬 아라시의 인내심을 건드려왔다. 


 "코가쨩! 이제 그만 집에 돌아가자 응? 아무리 이 언니라도 이런 건 좀 케어하기 힘들다고?!"




 








 아라시가 집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사정사정을 했지만 혼자 가겠다고 오만 고집부려 아라시를 떨쳐낸 코가는, 결국 아라시가 차선책으로 잡아준 택시를 타곤 집 앞까지 도착했다. 비틀비틀 흔들리는 다리를 겨우 움직여 현관 앞까지 걸어간 코가는 제 가방을 뒤져 현관문 열쇠를 찾아내려 들다가, 이내 오른편에서 누군가 걸어오는 인기척에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그 쪽으로 돌렸다. 코가와 눈이 마주친 상대는 가볍게 목례를 해온다. 


 옆 집 사람인가.. 옆 집 한동안 비어있었던 거 같은데.. 이사왔나.. 근데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얼굴인데에.. 코가는 알코올때문에 잘 돌아가지도 않은 머리를 나름 열심히 굴려 저 사람을 어디서 봤더라- 하고 깊이 고민했다. 


 "누구였뜨라... 으음... 으으... 음... 아! 사쿠마님이쟈나?"

 

 상대가 집에 들어가려던 행동을 멈추곤 코가를 빤히 쳐다본다. 코가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사쿠마님?"하고 다시 한 번 상대에게 물었다. 사쿠마님이 왜 여기에 있지. 우리 사쿠마님 연예인이라 바쁜데.. 아. 근데 우리 사쿠마님 이제 연예인 안한댔지... 우리 사쿠마님 은퇴선언했잖아. 사쿠마님이 은퇴.. 은퇴.. 사쿠마님이... 우리 잘생기고 멋진 사쿠마님이..


 "사쿠마님 은퇴하지 마요-. 흐으윽.."


 다시금 생각난 사쿠마 레이의 은퇴소식에 또 다시 서러워진 코가는 이 곳이 주택가라는 것도 잊고 목 놓아 흐느끼기 시작했다. 우리 사쿠마님 못 보면 나 진짜 죽을 거 같은데. 진짜. 내가 사쿠마님 CD도 열심히 모았는데.. 사쿠마님 나오는 예능도 열심히 다 챙겨봤는데.. 팬싸도 당첨돼보고 싶었는데... 팬싸도 못 가보고 이렇게 ... 흐으윽.. 진짜... 팬싸.. 사쿠마님... 


 "가지마세요 사쿠마님! 흐어어어엉."


 갑작스레 제 이름을 외치며 저에게 달려오는 코가를 피하기 위해 레이가 조금 뒤로 물러섰지만, 어느새 코가는 레이의 바로 앞까지 달려와 레이의 허리를 양팔로 꼭 붙잡고 가지말라며 애걸복걸 해댔다. 


 하필이면 새로 이사온 곳의 옆 집 사람이 내 극성팬이었을 줄이야. 레이는 이걸 어찌해야하나-싶어 제 허리에 메달려있는 코가의 정수리를 잠시동안 말 없이 내려다 보았다. 자신보단 조금 어려보이는 얼굴이지만, 그래도 꽤나 선이 굵어 제법 남자답게 생겼다. 늑대가 생각나는 얼굴이면서도 어쩐지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강아지가 생각나는 귀여운 얼굴상이기도 하다.


 무슨 속상한 일이 있어서 이렇게 온 몸에서 술냄새가 진동을 할 때 까지 마셔댄건진 모르겠지만, 뭐 그래도 술주정마저 나름 귀엽다. 젊어서 그런가. 코가와 별로 나이차이도 나지 않는 주제에 역시 젊음이란 좋은거라며 작게 웃던 레이는 대형견에게 하듯 코가의 뒤통수를 어루만져주었다. 


 "엄청 취한 것 같은데.. 이만 집에 들어가는 게 좋지 않겠어?"

 "싫어요! 사쿠마님이 은퇴 안 한다고 할 때까지 집에 안 들어갈거야! 안 떨어질거야! 은퇴하지 마세요 사쿠마님-!"


 레이가 이만 집에 들어 갈 것을 권하자 코가는 싫다며 레이의 허리에 두른 팔에 더욱 힘을 싣는다. 꽤 고집불통인 멍멍이인 모양이군. 레이는 나즈막히 한숨을 쉬며 "그럼 일단 우리집이라도 갈래?"하고 코가에게 묻는다. 그렇지만 뇌까지 술에 쩔어 레이의 말이 제대로 들리지 않는 모양인지 코가는 계속 '사쿠마님 은퇴하지마세요!'를 외치고 있을 뿐이라, 레이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길바닥에 거의 무릎 꿇고 있다시피한 코가를 공주님 안기로 들어올려 제 집으로 끌고 들어갔다. 


 참.. 이사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 집에 낯선 사람을 들일 줄 이야. 인생사 참 예측하기 어렵다고 허탈하게 웃으며 레이는 집에 단 하나뿐인 침대에다가 코가를 바로 눕혔다. 좀 전까지 사쿠마님 어쩌고하며 질질짜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침대에 내려놓자마자 코가는 아기천사마냥 금방 새근새근 잠에 빠져 버린다. 


  그래도 잘 때만큼은 얌전하네. 코가에게 이불을 덮어주곤, 자신은 거실에 있는 쇼파에서 자야겠다며 방을 빠져나가려던 레이는 이내 뒤에서 제 옷깃을 턱- 붙잡아 오는 손길 때문에 가던 걸음을 멈춰 세워야만 했다.


 "무슨 불편한 거라도..?"


 또 무슨 일이지. 레이가 고개를 돌려 코가를 바라보니, 코가는 침대에서 반쯤 일어 난 채 다시 또 훌쩍이고 있다. 이거 원.. 저렇게 사내놈이 눈물이 많아서야. 


 "무슨 불편한 거라도..?"

 "가지마세요 사쿠마님-.. 진짜 제가 엄-청 좋아한단 말이에요.. 진짜 나 사쿠마님 앨범도 다 모았는데.. 진짜 이 귀걸이도 사쿠마님이 한 거라서 산건데... 사쿠마님 너무 멋진데 진짜.. 진짜.. 완전 내 롤모델인데.."


 횡설수설 이것저것 말을 늘어놓던 코가는 결국 서러움에 복받쳤는지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어대기 시작한다. 졸지에 제가 괜히 어린아이를 울려버린 나쁜 어른이 되어버린 것 같아서 양심의 가책을 느낀 레이는 "알겠어. 옆에 있을게."하곤 결국 코가의 옆에 누워 갓난쟁이에게 하듯 그의 가슴팍을 다독였다. 


 "어디 가지마세요. 사쿠마님. 진짜.. 가면 나 화낼거야.."

 

 놓지 않겠다는 듯 레이의 손을 꽉 움켜 준 코가는 얼마안가 그렇게 다시 또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간만에 꽤나 재밌는 것과 엮여버린 모양이구만. 코가의 단정한 얼굴을 조용히 감상하던 레이는 작게 미소지었다. 









 



 

 

 여긴 어디지.. 처음보는 천장의 벽지무늬에 미간을 구기며 코가가 서서히 상체를 일으켰다. 어제, 분명 사쿠마님의 은퇴소식을 듣고 너무 속상한 나머지 나루카미자식이랑 술 먹었던 것 까진 기억이 나는데.. 그럼 이 곳은 나루카미네 집인가?


 주변을 슥슥 둘러보던 코가는 뒤늦게 제 옆에 누군가 누워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검은 머리..? 나루카미자식은 검은 머리가 아닌데.. 제 쪽으로 등을 돌리고 자고 있는 상대의 얼굴을 확실하게 보기 위해 코가는 스윽- 허리를 숙여 상대의 얼굴을 눈에 담았다.


 어... 어...? 이.. 이사람은...


 "사... 사쿠마...."


 님..?



 

 

 




*아무래도 레이의 ~쟈누 말투는 글연성에서 쓰긴 조금 힘든 말투인 것 같아서,,,

제 멋대로 약간 각색했습니다,,,죄송합니다,,,흐윽,, 레이짱짱팬 코가가 보고싶엇는데 쓸땐 재밋을 줄 알앗는데 재미없군요,,,죄송합니다,,, 너무 재미가 없어서 2편은 ,,,,요청이 있으면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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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컨셉/키워드/분위기: 수위, 고어 등의 경우엔 미리 말씀해주세요.

5. 줄거리, 썰: 

6. 원하시는 분량: ex) 3000자

7. 기타 참고 사항 및 하고 싶으신 말:

 



*샘플글:

 

1. 어두운 분위기의 글

  -[미도치아] 히어로의 연인01

   : http://mesk.tistory.com/37    

    (공백제외 3989자)


2. 밝은 분위기의 글

  -[미카슈] 내 남자친구는 일진짱 01:

   http://mesk.tistory.com/34     

  (공백제외 5023자)


  -[카오소마] 열 살 차이:

   http://mesk.tistory.com/28       

   (공백제외 4747자)


  -[미도치아] 실격점 남자:

   http://mesk.tistory.com/27     

   (공백제외 4647자)


3. 스레형식글

  -[미카슈] 좋아하는 걸 들켜부린 거 같데이 으짜면 좋나 上:

   http://mesk.tistory.com/35 

   (공백제외 4861자)




*BGM과 함께 들어주시면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저기타카미네우리역시 헤어질까?”


치아키의 입에서 헤어지자는 말이 흘러 나오자, 일순간 눈물을 멈춘 미도리는 충격받은 얼굴로 천천히 뒤를 돌아 치아키를 마주봤다. 분노과 서글픔으로 얼룩진 미도리의 시선에 치아키는 살갗은 아주 끝이 뾰족한 바늘로 찔러오는 것 같이 따끔거렸다. 잠시동안 미도리의 입술이 무언가를 말하려는듯 파르르 떨렸지만, 결국 미도리는 한마디도 입술 밖으로 뱉지 못한 채 한 손으로 얼굴을 가리곤 그대로 흐느껴 울었다.


 아. 또 상처를 주고 말았구나. 헤어지고 말한 것이 이번 한번만은 아닌데도 그때마다 미도리의 반응은 매번 같아서 그럴때마다 치아키의 가슴 속에 죄책감만 무겁게 쌓여가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은 언제든지 미도리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는 존재다. 지금까지야 어떻게 그냥 잘 넘겼다지만 나중엔 정말로 미도리에게 큰 위해를 가하거나,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해본다면 미도리를 제 손으로 죽이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치아키는 미도리를 위험에 빠트릴 바엔 괴롭지만 제가 미도리의 곁에서 사라지는 편이 옳다고 생각해 몇번이나 미도리에게 헤어지자고 넌지시 말을 건네보았지만 역시 오늘도 미도리는 추호도 치아키와 헤어질 마음따위는 없다는 듯 일관된 반응이다. 


"선, 배는.. 어떻게, 그렇게… 헤어지자는 말을 쉽게 해요?"

"타카미네.."

"가만보면, 나, 혼자, 정말 나 혼자만 선배를 좋아하는 것 같아."

"그게 아.."


아니야. 왜 너만 날 좋아한다고 생각하는거야. 나도 널 정말 좋아해. 다만 내 욕심때문에 너를 위험에 빠트리고도 모른척하고 싶지 않을 뿐이야. 나랑 있으면 앞으로도 더 위험해 질 수 있다는 거 너도 알고 있잖아. 언젠간 정말 널 죽일게 될지도 몰라. 그건 내가 죽는 것 보다 더 괴로울 거야.


하고 싶은 말은 한가득인데, 할 수 있는 말은 그저 미안하다는 말 뿐이라 치아키는 면목이 없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축축히 젖어들어가는 미도리의 눈물을 닦아주고 싶어도, 이젠 자신은 그럴 수 있는 자격조차 없다고 생각한 치아키는 신에게 속죄하듯 그저 침묵할 뿐이었다. 


그렇게 둘은 한동안 입을 다물고 있었고, 가끔가다 미도리가 코를 훌쩍이는 소리가 둘 사이의 적막감을 드문드문하게 메울 뿐이었다. 둘 사이에 찾아온 아슬아슬한 평화를 다시 깨트린 것은 치아키의 핸드폰 벨소리. 발신인에 '본부'라도 뜨자, 조심스레 통화버튼을 누른 치아키는 미도리의 눈치를 보며 목소리를 낮췄다.


"여보세요?"

ㅡ치아키! 들리나! 지금 그 쪽 구역에 마물이 나타났어. 일단 먼저 가서 좀 해결하고 있겠어? 지원은 이미 보냈으니까! 시간만 조금 끌어줘! 부탁할게!

"알겠어. 위치 보내줘."


전화를 끊고 치아키가 핸드폰을 바지 주머니에 집어 넣으려 하자, 미도리가 그 손목을 턱 붙잡았다. 저를 올곧게 바라보는 미도리의 두 눈 깊은 곳엔 자신이 준 상처들로 난잡하게 긁혀있어서, 치아키는 그 맑은 눈동자를 제대로 응시하는 것이 두려웠다.


정말 나는 못난 사람이구나. 사랑하는 너에게 행복만 안겨줘도 모자를 판에 나는 네게 상처만 주고 있어. 하지만 자신을 더욱 혐오스럽게 하는 건, 앞으론 이사람에게 상처주지 않을 거라고 약속할 수 없는 자신이다.  


"가지마요."

"타카미네.."

"부탁이야. 가지마요."


애원조로 부탁했지만, 치아키는 긍정의 대답 없이 그저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겠다는 듯 저를 붙잡은 미도리의 손을 가만히 내려볼 뿐이었다. 이렇게 시간을 지체하고 있는 와중에도 마물은 힘없는 시민을 공격하고 있을 것이고, 아마 이렇게 꼼지락거리는 시간에 누군가에게 있어 가장 소중할 사람인 누군가는 위험에 처해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들을 구해 소중한 사람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게 히어로의 임무다. 그리고 치아키 자신은 히어로인 것이다.  


"미안하다. 타카미네."

 

치아키가 힘을 주어 고목에 달라붙은 담쟁이덩굴마냥 억세게 저를 휘감고 있는 미도리의 팔을 떼어냈다. 미안하다 타카미네. 나는 히어로니까. 뿌리쳐진 미도리의 손은 갈 곳을 잃은 채 허공에 멈췄다. 황폐해져 텅 빈 눈동자가 저를 향한다. 


"선배.."

"미워해도 좋아. 그래도 지금은, 지금은 가야겠어."


누군가는, 지금 나를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을거야. 마물에게 죽임을 당하는 부모님을 눈 앞에서 바라보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누군가 도와주기만을 절실히 바라고 있던 어린시절의 자신처럼 말이다. 


"…좋아요. 가요."


이게 온전한 허락의 말이 아니라는 건, 눈치가 둔한 치아키라도 알 수 있다. 치아키의 결정을 지지해주는 것이 아니라, 더이상 상처받는 게 두려워 미도리는 제 감정을 꾸역꾸역 속 안으로 밀어넣고 있는 것이다. 저렇게 밀어넣은 울분들은, 아마 미도리의 몸 안에 아플 정도로 가득 차 속 안에서 날카롭게 그를 할퀴고 상처입히고 있을 것이다. 


"타카미네.."

"가버려! 얼른 가버려! 꺼져버려요! 그 정의라는 게, 히어로라는 게 그렇게 중요해? 나는 이 세상 그 무엇보다도 선배가 가장 우선인데, 선배는, 선배는 아니잖아요.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그 사람들이 나보다 더 소중한거잖아."

"아니야. 타카미네. 나도 네가 가장 소ㅡ,"


소중해, 라고 말하려던 치아키는 말을 멈췄다. 지금은 미도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도, 가 거짓말로 들릴 것이 뻔하다. 그리고 자신은 제 사랑을 의심하는 미도리를 원망할 자격조차 없다. 오히려, 연인에게 사랑하고 있다는 확신을 주지 못하는 자신이 실망스러워서 참을 수 없을 지경이다. 


"…얼른 가봐요. 사람들…. 구해야죠."

"… 미안하구나. 일단 다녀와서 이야기하자."


외투를 입고 치아키가 집을 나서자 미도리는 미끄러지듯 그대로 주저앉아 잔뜩 힘이 들어간 주먹으로 손이 아플 정도로 거실바닥을 쿵-쳤다. 하지만 괜찮냐며 미도리를 걱정해줄 치아키는 지금 여기에 없다. 미도리는 이렇게 잠깐의 이별이, 나중엔 정말 영원한 이별이 되어버리는 건 아닐지 매일 두렵고 또 두려웠다. 집 밖으로 나가는 치아키의 뒷모습이, 제 눈에 담게 될 치아키의 마지막 모습이 되어버릴까 매번 미도리는 가슴을 졸이고 또 졸이는 수 밖에 없다. 


"정말, 내가 짝사랑을 하고 있는 지 사랑을 하고 있는 지 아직도 난 모르겠어요." 


선배가 없는 세상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해요? 그때가 되면, 당신은 나를 구해주러 올거예요?







생각보다 큰 놈이네. 

제 눈 앞에 떡 버티고 선 마물을 올려다 보는 치아키의 목이 바싹 말라갔다. 뱀의 형상을 하고 있는 마물은 왠만한 5층짜리 맨션만큼 거대해서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사람으로 하여금 막대한 공포감을 느끼게 할 정도였다. 또한 마물의 몸뚱아리를 감싸고 있는 비늘은 장인이 잘 갈아만든 칼의 선단부분처럼 날카로워, 분명 저 비늘에 잘못 닿았다가는 몸이 금방이라도 두 동강으로 잘려버릴 것이 뻔해보였다.


이렇게 세보이는 마물을 상대하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구나.

이만큼 거대한 마물과 싸워본 경험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최근엔 치아키 혼자서도 가볍게 해결할 수 있는 마물들을 많이 해치우다보니까 이런 거대한 상대를 만나니 실력이 녹슬어 버린 건 아닌 지 치아키는 걱정부터 앞섰다. 


일단 지원이 올 때까지 시간이라도 끌어야겠다고 생각하며 우선 시민들을 최대한 뒤로 대피시킨 치아키가 앞으로 한발자국 나서자, 마물은 치아키의 키보다 큰 송곳니를 씨익 드러내보이며 "히어로구나?"하고 사냥감을 발견한 사냥꾼마냥 히죽히죽 웃었다.  


말을 할 수 있는 마물인가. 말을 할 수 있는 마물은 마물 중에서도 상급마물이다. 만만치 않은 상대라고 각오는 하고 있지만, 생각보다 더 위험한 놈인지도 모른다. 치아키는 바짝 긴장한 채 슈팅건을 마물 쪽으로 조준했다. 녀석의 약점이 어딘지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지만, 대부분의 마물도 인간과 같이 심장이나 생식기쪽이 약점인 경우가 많았기에 치아키는 우선 녀석의 심장을 조준해 슈팅건을 쐈다.


ㅡ조준하는 시간이 너무 느리군.


마물은 가소롭다는 듯 치아키를 비웃으며 민첩하게 옆으로 살짝 비껴났다. 빌라 한 채와 맞먹을 정도의 몸체를 가졌으면서 저런 스피드를 내다니. 지원이 올 때까지 내가 붙잡히지 않고 잘 버틸 수 있을까. 치아키가 다시 한 번 더 마물의 생식기쪽으로 슈팅건을 쐈지만, 마물의 몸에 작게 생채기를 낼 정도만 스쳐지나갔을 뿐 아무런 위해를 주지 못했다. 오히려 마물은 조카와 놀아주며 일부러 봐주는 삼촌마냥 히히덕거리기까지 했다. 



ㅡ너, 잡아먹히고 있구나?


스르르, 마물이 치아키 앞으로 잽싸게 기어들어왔다. 마물이 지나간 자리가 검은 액체로 질척질척 녹고 있었고, 그 곳에선 시체썩는 냄새보다 더 고약한 악취가 피어올라 치아키의 당장 코를 쥐여막았다. 하지만 여전히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코를 쑤시는 악취에 치아키가 정신이 팔려있는 사이, 마물은 육중한 무게를 자랑하는 꼬리를 휘둘러 치아키를 공격했다.


"윽!"


다행히 일격을 피할 수는 있었지만, 옆으로 피하던 와중에 발을 치아키는 발을 접질러 바닥에 아무렇게나 내동댕이 쳐졌다. 마물은 당장 치아키를 죽이겠다는 생각은 없는지, 쓰러져 있는 치아키의 몸통을 꼬리로 휘감아 뱀이 먹이를 포획하듯 제 얼굴쪽으로 가져다댔다.


정말 지독한 냄새다. 마물의 콧김에서 풍겨져나오는 썩은내를 직방으로 맞으며 치아키는 빠져버릴 것 같은 정신을 겨우겨우 온 힘을 다해 붙잡았다. 이대로 죽을 수 없다. 살아 돌아가서, 타카미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그리고 이런 나라도 늘 사랑해줘서 고맙다고, 전하고 싶어. 이대로 한심하게 죽을 수야 없어. 


ㅡ신기하네. 너. 원래 같았으면 지금쯤 마물이 되거나 몸이 버티질 못해 죽어 버렸을텐데.

"크흑ㅡ! 너같은 마물은 당장 내가.."

ㅡ흐음-. 신기하네. 대체 뭐가 널 지금까지 버티게 하고 있는거지? 



 



*

이 시리즈는 제가 회지로 내보려고 얼른얼른 써보고 있긴한데 회지 내 본 경험이 없어서 항상 쫄리네요,,,호호,, 누군가 절 도와주신다면 감사하겟습니다,,, 허허,,, 요샌 매일 밝은 글만 쓰다가 다시 어두운 글을 쓰려니 좀 어렵네요 ;ㅅ;


*

회지로 내게 될 시에, 혹시 구매를 원하시는 분은 선점폼을 작성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ㅠㅠㅠㅠㅠㅠ

https://goo.gl/forms/afljmHSLu90uoZys1





 








*bgm과 함께 들어주시면 더 감사하겠습니다.



목이 타들어 가는 고통에 치아키가 눈을 뜨게 된 것은, 적만만이 바닥에 무겁게 내려앉은 새벽 두시.


목 안에 용암을 들이부은 것만 같은 뜨거움 때문에 이른 새벽부터 괴성을 지를 뻔 했던 치아키는, 제 옆에 곤히 잠들어 있는 미도리의 고른 숨소리를 감지하곤 애써 작게 앓는 소리만 낸 채 조용히 침대에서 빠져 나왔다.


금방이라도 꺾여 버릴 사시나무마냥 후들거리는 두 다리 이끌고 치아키가 향한 곳은 방 안에 딸려있는 화장실. 세면대를 왼팔로 가까스로 붙잡아 아슬아슬하게 몸을 지탱한 치아키는 바들거리는 오른손으로 수도꼭지를 최대한으로 들어올려, 콸콸 흘러나오기 시작한 찬물을 오른손으로 모아 담아 입에 집어넣기를 반복했다.


-, .”


하지만 어째선지 입 안으로 물을 흘려 넣을수록 갈증이 더 심해지기만 하는 것 같아 치아키는 급기야 물이 나오고 있는 수도꼭지의 입구에 입술을 바짝 붙이곤 물이 흘러나오는 대로 꿀꺽꿀꺽 그것을 목 뒤로 넘겼다. 한 삼십초가량이 지났을까. 불에 타들어 가는 것 같이 후끈거리던 목구멍도 어느 정도 진정이 되자, 치아키는 물을 잠그고 쓰러지듯 화장실바닥에 주저앉았다.


하하. 죽는 줄 알았네.”


입꼬리가 파들거릴 정도로 과장되게 웃으며 치아키는 농담하듯 혼잣말을 뱉었다. 훌훌 털어내는 것 같은 어투로 말이다. 아직도 손은 수전증에 걸린 노인마냥 덜덜 떨리고 있지만, 치아키는 별 거 아니라는 듯 주먹을 꾹 쥔 채 얼마간을 그렇게 화장실바닥에 앉아 있기만 했다.


손떨림이 어느 정도 진정이 되자 다시 침실로 돌아간 치아키는 그래도 타카미네에게 들키지 않아서 다행이다여차하면 또 걱정시킬 뻔 했어.’ 라는 생각을 하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토끼모양 쿠션을 끌어안고 새근새근 잠들어 있는 제 연인을 잠시 동안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눈빛으로 내려다보던 치아키는배 아래로 내려와 있는 미도리의 이불을 제대로 덮어주기 위해 미도리가 덮고 있는 이불을 살짝 들어 가슴팍 위로 끌어 올렸다아기에게 하듯 두어 번 미도리의 가슴팍을 토닥이던 치아키의 시선이 곧게 일직선으로 뻗은 새하얀 미도리의 목으로 향했다.


.

그 순간 심장이 바닥으로 쿵- 내려앉는 것 같은 느낌에 치아키는 저도 모르게 숨을 '' 들이마셨다.


죽여, 죽여. 어서 죽여버려.


또 이 목소리다. 치아키는 목소리를 듣지 않겠다는 듯 필사적으로 고개를 좌우로 도리질 쳤다. 치아키가 머리를 더 과격히 저을수록 치아키의 머릿속에 있는 목소리는 점점 더 큰소리로 죽여! 저 녀석을 죽여!’라고 외치기 시작해 치아키의 뇌는 금방이라도 팝콘이 되기 직전의 옥수수 알갱이마냥 펑 터져버릴 것 같았으나 치아키는 단단히 정신을 붙잡고 더욱 거세게 저항했다.


죽이라니. 누굴? 타카미네를?

치아키는 손톱이 손바닥에 박힐 정도로 꼭 주먹 쥐며, 억세게 아랫입술을 윗니로 짓눌렀다.

꺼져. 꺼져버려. 얼른 내 속에서 나가버려.

치아키는 소리 없이 머릿속으로 고함쳤지만, 절실한 치아키를 비웃듯 칠판 긁는 소리마냥 컁컁되는 목소리로 킥킥 웃던 목소리는 , 이제 거의 한계지?’하고 확신에 찬 듯 물었다.

 아냐, . 나는, 아직..

 

 

 

 

 

",“


무언가 목을 짓누르고 있는 것 같은 이물감 때문에, 잠에서 깬 미도리는 눈꺼풀을 눈 위로 들어 올리자마자 제 목을 두 손으로 감싸 짓누르고 있는 치아키와 정면으로 마주쳤다.


뭐 합니까 선배?’라고 묻기엔 목소리도 안 나올 정도로 목이 짓눌리고 있어서, 지금 이 사람은 제가 알고 있는 그 치아키가 아니라는 것을 눈치 좋게 알아차린 미도리는 온 힘을 오른쪽 다리에 끌어 모아 치아키의 복부에 발차기를 먹여주었다.


예상치 못한 공격에 미도리의 목을 누르고 있던 치아키가 잠시 동안 균형을 잃고 휘청이자 재빨리 상체를 일으킨 미도리는 그대로 치아키를 제 품에 단단히 끌어안았다. 치아키의 저항은 거셌지만, 미도리도 만만치 않게 전력을 다하고 있었기 때문에 치아키는 미도리에게 안겨있는 우스운 꼴로, 독기를 품은 채 저주의 말만 끊임없이 내뱉을 뿐이었다.


죽어! 죽일 거야!”

선배!”

! 죽일 거야! 죽어! 죽으라고!”


으스러질 듯 저를 단단히 끌어안은 미도리 때문에 행동반경이 막혀버리게 되자 치아키는 이내 흡혈귀마냥 치아를 미도리의 어깨에 박아 넣었다.


.”


어깨의 살점이 뜯어져버릴 것만 같은 아픔에 미도리가 얼굴을 구겼지만, 그래도 이것만은 놓을 수 없다는 듯 여전히 치아키를 품에 단단히 가뒀다. 치아키가 거세게 물어뜯고 있는 어깨에서 이젠 붉은 피마저 흐르기 시작했지만 미도리는 그것보다는 치아키가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게 더 아프다는 듯 서럽게 말을 잇기 시작했다.


선배. 나 여기 있어요. 여기 있잖아요. ?”

죽어! ! 이거 놓으라고!”

선배. 나예요. 미도리잖아. 선배. 선배. 정신 차려요.”

내가, 내가 오늘 너 죽여 버릴 거야.”


멈출 줄을 모르는 사나운 말들이 방을 가득 메우고, 점점 체력이 고갈되어가자 미도리는 마지막이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왼 팔으론 치아키의 몸뚱아리를 단단히 품에 잡아 가두고, 오른손으론 치아키의 뒷통수를 잡아 제 얼굴과 치아키의 얼굴이 마주칠 수 있도록 했다.


선배. 내 눈 봐요. ?”


마물에게 정신과 신체를 거의 다 지배당하고 있는 것인지, 치아키의 홍채는 절대 인간의 것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벌건 핏빛을 띄고 있었는데 이 눈과 마주치자 미도리는 순간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척추에 마디마디에 오한이 서렸다.


하지만 공포를 느낄 새도 잠시. 조금의 딴 짓마저 지금 이 상황에선 사치였기에 목울대가 넘실거릴 정도로 꿀꺽 침을 삼키며 다시 마음을 굳게 먹곤, 제 목소리가 듣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는 치아키를 향해 진심을 쏟았다.


죽어! 죽어! 죽어!”

잡아먹히지 마요 선배. 내 눈 똑바로 봐요. 선배 나잖아요. 선배 애인이잖아. ?”

, ?”


난생 처음 들은 단어가 생소한 어린아이마냥, 순식간에 모든 난폭한 행동을 멈춘 치아키는 순진무구한 표정을 지은 채 애인이라는 한 단어를 입 안에서 계속해서 웅얼거렸다.

애인. 애인. 이 사람이 내.. 애인?


. 선배. 나 미도리예요. , 내 눈 봐요. 착하지. 천천히 숨 쉬자. 이제 날 보고 내가 하는 걸 따라하는 거예요.”


-, .

숨을 들이마셨다 내쉬는 것을 반복하는 미도리를 잠시 동안 멀뚱히 쳐다보던 치아키는 곧 엄마가 하는 행동을 그대로 흉내 내는 돌쟁이 아이처럼 숨을 들이마셨다 내쉬는 것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아직 완전히 제정신으로 돌아오진 않은 것 같지만, 그래도 좀 전의 흉포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지자 그제야 한시름을 놓은 미도리는 제 넓은 손바닥으로 치아키의 등을 살살 쓸며 귓가에 아이 착하지.”하고 속삭였다.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금붕어마냥 잠시 입을 벙긋거리던 치아키는, 지쳐있던 것인지 미도리가 쓰다듬어준 지 얼마안가 그대로 미도리의 가슴팍에 고꾸라져 쌔근쌔근 들숨과 날숨을 쉬어댔다.

 

 

 

벌써 낮인가?


어쩐지 평소보다 더 몸이 뻐근함을 느끼며 잠에서 깨어난 치아키는, 정신은 깼지만 몸은 여전히 이불을 갈구하는 채로 번데기 속 애벌레마냥 계속해서 몸을 꼼지락거렸다.


. 왜 이렇게 온 몸이 쑤시지.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아니면 마물이라도...? 마물?


꿈인 줄 알았던 어젯밤일이 주마등처럼 생생히 치아키의 머릿속을 스쳐지나가자 방금 전까지 이불 안에서 게으름피우던 치아키는 비상명령을 받은 군인마냥 빠릿한 몸동작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큰일이다. 설마, 정말로 어제 타카미네의 잠을 방해한 것도 모자라 타카미네를 죽이겠다고 그 난리를 피웠던 것인가. 치아키는 극장에서 공포영화를 봤을 때 보다 열배는 더 많은 식은땀이 제 등 뒤에서 흐르는 것을 느끼며 쭈뼛쭈뼛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미도리는 벌써 일어난 것인지 평소 같았으면 잠이 많은 미도리가 누워 자고 있어야 할 옆자리는 싸늘하게 식은 그의 베개와 이불만이 남겨져 있어서 치아키는 이를 어쩌나싶은 난처한 표정으로 조심스레 거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집 밖으로 나간 것은 아니었던지 방문을 열자마자 부엌에선 갓 지은 밥 냄새가 치아키의 코끝을 간질였고, 미도리는 부엌에서 점심을 만드는지 앞치마를 둘러맨 채 도마에 채소들을 올려놓고 통통통 썰고 있는 중이었다.


. 타카미네?”


어젯밤에 벌여놓은 일이 있는지라, 잔뜩 기죽은 목소리로 치아키가 미도리에게 말을 걸었지만 미도리는 망부석마냥 묵묵부답. 혹시 제 말을 듣지 못한 건가 싶어 치아키가 다시 한 번 아까보다 더 큰 목소리로 타카미네라 고 미도리를 불렀지만 미도리는 말을 하는 대신 파를 자르고 있던 칼로 도마를 한 번 세게 내리침으로써 대답을 대신했다.


. 못들은 게 아니구나.

 

곤란한 듯 얼마동안 미도리의 눈치만 보며 거실을 뱅뱅 맴돌던 치아키는 , 저기 말이다 타카미네. 어제는.”하고 운을 떼었지만 이내 탁, 칼질을 멈추곤 파를 썰던 오른손을 그대로 든 채 저를 살벌하게 노려보고 있는 미도리 때문에 말문이 다시 턱 막혀버렸다.


꼭 처키 같구나. 타카미네.


공포영화의 한 장면처럼 칼을 들고 서슬 퍼렇게 저를 바라보고 있는 미도리와 마주치자, 치아키는 어릴 적 봤던 공포영화 속 주인공 처키가 스크린 밖으로 빠져나온 건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잠시 했다.


선배. 또 현장에 나갔었습니까?”


염라대왕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것 같은 뿔난 목소리로 미도리가 치아키를 추궁하자 치아키는 아내에게 바람을 의심받는 남편마냥 아니야!”하고 반사적으로 부정했지만, 미도리가 이미 다 알고 있으니 거짓말하지 말라는 표정으로 치아키를 직시하자 치아키는 ...그게. 으응..”하고 쫄아서 솔직히 대답했다.


선배. 이제 마물이랑 안 싸운다고 저랑 약속하지 않았습니까?”


..그치.”


근데 왜 또 현장에 나갔습니까?”


그으-러게.. .. 왜 그랬을까. 하하. 근데 그 칼은 좀 내려놓고 말하면 안 되는 건가 타카미네.. 하하.. ?”


지금 이깟 칼이 무섭다는 겁니까? 죽지 못해 안달인 사람이? 그렇게 죽고 싶으면 그냥 내가 죽여줄까요? ?”


, 나도 죽는 건 무섭구나. 타카미네. 일단 그 칼은 도마 위에 내려놓고 우리 차분히 이야기를 나누자꾸나.”


당신이란 사람은정말.”


감정이 벅차오른 것인지, 갑자기 코를 훌쩍거리던 미도리는 치아키 쪽으로 등을 홱 돌려버린 채 잠시 동안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서있기만 했다.


미도리의 등이 간헐적으로 들썩이며, 바닥에 투둑 투둑- 눈물방울이 떨어지자 그제야 어제 미도리가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을지 조금이나마 어림이 간 치아키는 덩달아 숙연해진 채 무언가를 깊이 생각하는 듯하더니 저조차도 마지못한 듯 무거운 어조로 차분하게 입을 뗐다.


저기. 타카미네. 우리, 역시 헤어질까?”

 

 







*원래 제목을 안녕, 히어로 로 하려했는데 이미 이 제목을 쓰신 분이 있으셔서 글 다쓰고 급히 생각한 제목인데 전 꽤 마음에 드네요 ^ㅇ^ 이번 글은 제 기존 글들이랑 좀 입력방식이 다른 거 같지않나요,,? 사실 한글-->블로그로 옮겨와서 그렇습니다 ^ㅇ^


*저에게 알바자리나 커미션을 주선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흑,,방학땐 면허를 딸까도 생각중이에요 ㅠㅇㅠ 하지만 돈이없다,,,


*종강했습니다 아이 기뻐. (제 종강을) 맘 껏 축하해주세요 ^ㅇ^((니가 뭔데,,

헤헤. 시험기간때 구상했던 건데 쓰고싶어서 손이 근질거렸습니다. 제가 유일하게 스토리를 구상하고 쓴 몇 안되는 글이라 아마 끝까지,,, 이어보지,, 않을까요? 방학이라 빨리빨리 써보고 싶긴 한데 제가 엉덩이가 가벼워서,,, 글쓰다 금방 물려서 장편을 못씁니다 제가,,,,


*매번 감상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ㅇ^~! 확인하는 대로 답하구 있어요 >__<

 


*스레형식으로 쓴 글입니다.

*전작인 [미카슈] 역시 아무래도 후배에게 노려지고 있는 거 같다 와 연관되는 내용입니다. 이 글을 읽기 전에 먼저 전작을 읽고 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mesk.tistory.com/15

*캐붕이 아마도 있으며,, 곳곳에 2학년 친구들이 튀어나옵니다. 즐겁게 읽어주세요.





1. 사탕

ㅡ무어물나ㅣ우링ㄴ리 으아면 좋나! 


2. 사탕

ㅓㄹ넣ㄴ하안 내 들켜부린거 같데이ㅓㅜㅏ럼랄ㄴㅁ


3. 사탕

ㅡㅜㄴㅁ운루른울ㅇ 으아 쪽시렵다 내 으짜믄 좋나 으ㅜ룬ㄹ멀ㄴㅇ


4.

진정해RA.


5. 

시끄러워. 자는 데 방해되잖아.


6.

>>5

자고싶으면 우선 컴퓨터를 끄라고www


7. 사탕

ㅏㅓㅏㄹㅇ라ㅓㄴㄴ 다 들킨 거 같데이 이제 끝인기다 을ㄴ르ㅏㄴ르느은울


8. 

일단 진정하고 상황설명부터 하자?


9. 사탕

미안타. 시끄럽게 해서 미안한데 내 지금 좀 혼란스워서. 으아.. 으짜노. 잘 숨겼다고 생각했는데 들켜부렸데이..


10. 

뭘 들켰다는 거NYA?


11. 사탕

좋아하는 걸 들키고 말았데이. 내 지금까지 잘 숨겨왔다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들켜부렸는 지 모르겠데이. 으아아..


12.

일단 사탕씨 자기소개부터 좀 들어보자. 


13. 

이왕이면 상대에 대한 설명도 부탁해.


14. 사탕

으아 미안타. 내가 정황이 없어가꼬 소리만 질러댔데이.. 나는 고등학교 2학년인 남학생이꼬,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내보다 한 살 선배인 선배데이. 약간 까탈스러운 면도 있지만 사실은 무척 속이 깊은 사람이고, 아닌 척 해도 꽤 내를 챙겨주고 있데이~.


15.

츤데레타입의 여고생인건가?


16

흐흥.. 따, 딱히 너 주려고 사온 거라던가 그런건 아니니까! 이런 타입인가.


17. 사탕

아 츤데레타입이긴한데 여고생이 아니라 남고생이데이. 이런 주제 불편하나~?


18. 

츤데레 남고생이였냐.


19.

자연스레 여자일 거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내가 미안.


20.

남자끼리여도 상관 없잖아~? 나도 남자지만 M군이랑 뜨거운 사랑중이고~?


21. 사탕

>>20

으아~. 그렇나. 왠지 안심되는 느낌이데이~. 좋은 조언 기대하고 있어도 되나?


21. 사탕

아 헷갈릴 거 같으니께 내가 좋아한다는 사람을 '프릴'이라고 부르겠데이. 그러니까 내가 중학교때 쯤에 프릴이랑 처음 만났는데, 프릴때문에 내는 현재 다니는 고등학교에 입학했을만큼 프릴을 무척 존경하고 따르고 있데이~. 물론 연애감정으로 좋아하기도 하지만, 그와 별개로 정말 존경하는 사람이데이.


22. 사탕

내는 원래 여기 사람이 아닌데, 고등학교를 멀리로 와버리게 되어부렸는디 프릴이 자기 집에서 같이 살자꼬 제안해 줘가꼬 내는 현재 프릴의 집에서 같이 사는 중이데이~. 방은 따로 쓰는 중이지만~.


23. 

좋아하는 사람이랑 한 지붕 아래서 산다니~. 두근거리기도 한데 뭔가 괴로울 거 같기도 하네.


24. 

아~. 나도 M군이랑 한 집에서 살고싶다~.


25. 사탕

23씨 말이 맞데이. 좋아하는 사람이랑 사는 건 처음은 좋았는디, 아무래도 그 사람의 무방비한 모습까지 볼 수 있게 되니께.. 남자로서 종종 이성을 시험받는 때도 있고 그렇데이.. 아, 그렇다고 뭐 이상한 짓을 한 건 절대 아니데이! 팬티는 훔쳤지만!


26.

어? 


27.

.....?


28.

.....잠깐 지금 뭐라 그랬NYA?


29.

방금 나 무슨 엄청난 단어를 들은 거 같은데...에이...설마 착각이겠지?


30. 

팬티


31.

>>30 

이녀석! 그것의 이름을 함부로 입에 담아선 안돼!


32.

팬티모트냐wwwwww


33.  

절도는 범죄다. 사탕. 경찰서에 자수하자.


34. 사탕

내가 의도하고 훔친 건 아니데이.. 정확히 말하면 못돌려 준 게 맞데이.. 혹시 이대로 나 경찰서에 가야하는긴가... 아직 고백도 못해봤는디..


35.

사탕씨 진정해 wwwww  팬티는 대체 왜 훔친건데wwwwww


36. 사탕

훔친 건 맹새코 아니데이. 빨래를 밖에 널었다가 걷어왔는데 내가 잘못 걷어와부린건지 프릴의 팬티까지 같이 걷어와버렸던 거 뿐이데이.. 돌려주려고 했는데 타이밍이 안맞았을 뿐이고...


37.

정말 타이밍이 안맞은 거 뿐이야?


38.

그냥 평범하게 잘못 가져왔다고 말하고 돌려주면 됐을텐데.


39. 사탕

미안타. 사실은 그냥 돌려주기 싫었데이~.


40.

....흑막이다!


41.

이 자식 흑막이다!!!!


42.

이 스레는 한명의 모노쿠마와 함께 하는 스레인 것인가.


43.

단간스레.


44. 사탕

그치만 내도 남자고. 미안타. 솔직히 말하면 몇 번 반찬으로 삼았데이. 사실 어제도.


45.

나 이 스레 점점 무서워져...


46. 

팬티포터와 아즈카반의 팬티


47.

여기가 고민상담스레냐 팬티스레냐


48. 사탕

47씨 지적 고맙데이. 여긴 팬티스레가 아니데이. 고민상담스레니까 얼른 말을 마저 하겠데이. 그러니까, 오늘 하교 이후부터 프릴이 이상해졌데이. 평소같으면 당연히 프릴이 나에게 반말을 하는데, 오늘 하교할 때부터 갑자기 존댓말을 쓰는 거 아이겠나.


49.

갑자기 존댓말?


50.

어떤 식으로?


51. 사탕

그냥 평소처럼 "프릴상~."하고 팔짱을 끼려 했는데, 평소같으면 "만지지 말라는 것이다!"하고 가볍게 화낼 프릴이 갑자기 존댓말을 쓰면서 "마, 만지지 말아주십시오!" 하곤 후다닥 집으로 뛰어가부렸데이.


52. 

흠. 확실히 이상하네.


53.

팬티 없어진 거 눈치 챈 거 아냐?


54.

그냥 어디 아픈걸지도.


55. 사탕

그래서 내가 집에 와서 프릴에게 어디 아프냐고 말 거니께, 프릴이 "하.하.하. 아, 아니! 나는 어디도 안아프다입니다! 걱정말고 방에 들어가서 쉬는 게 좋겠구나입니다!"라고 말하는 거 아이겠나! 아무리 생각해두 너무 이상치 않나! 그래서 내가 뭘 잘못했을까 생각해봤는데, 하교할 때 쯤에 친구랑 교실에 남아서 친구랑 프릴에 대해 이야기 하던걸 들어버린거 같데이. 


56.

음.. 유감이다.. 무슨 이야기를 했었는데?


57. 사탕

그냥.. 프릴을 좋아하지만 고백할 수는 없다~ 뭐 이런 내용이었던 거 같데이.. 내가 미쳤제. 왜 교실에서 그런 이야기를 해부려가지꼬! 으아! 지금 강물 온도 차갑나? 뛰어부려야겠데이!


58.

진정해RA. 목숨은 소중한 것이DA.


59. 

사탕씨 일단 흥분을 가라앉히고.. 뭐 들킬 수도 있는 거 아니겠어? 이제야 들킨 게 용할 지경인데..


60.

내 생각엔 프릴이 좀 눈새인거 같아.


61.

그냥 고백해버려.


62. 사탕

고백했다간 분명 차인데이.. 그, 그리고 사귀고 싶다던가 딱히 그런 것보단 그냥 나 혼자서 좋아하는 거니께.. 나 혼자서 좋아하는 거로도 만족한데이...


63.

이녀석. 프릴의 팬티로 자위까지 해대면서 이제와서 왜 순수한 짝사랑인 척 하는거야?


64. 

>>63

팩트폭력


65.

혹시 모르잖아? 프릴도 사탕을 좋아하고 있을 지?


66. 사탕

그럴 일 없데이.. 아. 잠깐만. 헉. 지금 프릴이 부른데이. 내 잠시 이따 오겠데이!


67.

! 프릴한테 불려가는 건가.


68.

고백받는 거 아냐?


69.

왠지 프릴도 사탕을 좋아할 거 같다고 생각하는 건 나뿐이NYA?


70.

>>69

나도 뭔가 이 스레가 커플의 탄생으로 끝날 거 같다는 느낌이 와.


71.

커플이 탄생하게 두고 볼 수야 없지. 전력을 다해 방해하자.


72.

아니면 집에서 내쫓기는 거 아니냐.. 사탕씨..얼른 돌아와.


73. 사탕

아. 돌아왔데이. 프릴이 나한테 잠깐 심부름을 시켜서 이제 나가볼 참이데이. 근데 내 착각한 걸 지도 모르겠구먼~. 방금은 평소같은 프릴이 평소같이 평범하게 "심부름 좀 해줄 수 있겠나 사탕?"하고 반말을 해왔데이. 아까는 그냥 아팠던 거 뿐일지도 모르겠데이~. 일단 심부름 하고 오겠데이~.


74.

에이.... 그냥 아픈 거였을 뿐인가.


75.

뭐야. 이 스레는 그럼 여기서 끝인 건가.


76.

조금 허무하게 끝나는 느낌인데 .. 


77. 

간만에 재밌는 스레라고 생각했는데....


78.

사탕이 행복해하는 건 기쁘지만.. 결말이 좀 밍숭맹숭한 느낌.


79.

그럼 그냥 잘까.


80.

그나저나 이 밤중에 심부름이라니. 프릴도 너무하네.


81.

사탕은 팬티포터가 아니라 그냥 도비일 뿐이었나?


82. 사탕

ㅓ루넝뤄라ㅓㄴ루머ㅏ뤄마후머ㅏ후머 크, 큰일났데이 ㄴㅇ러ㅏ이니ㅏ너히ㅓㅏㄴ히너넘 으아 ㅝㄹ눠눟 아니 ㅜ렁나ㅜ러무 저걸 누가 리ㅏ라ㅣ머ㅏ아 나 우짜제ㅜ ㅜㅝㅏㅁ뤄ㅏ


83.

사탕 왜그래


84.

사탕 왔냐


85.

뭔가 더 있을 거 같은 느낌인데. 역시 이 스레 재밌어.


86.

무슨 일이YA


87. 사탕

ㅇ으으/잠 좋나 아느우러루누런뤈ㅇ


88. 사탕

팬티가 사ㄹ람 졋대이!!!


89. 

무슨 소리인거야 wwww 제대로 국어로 입력해 


90. 사탕

심부름 갖다 오는 사이에 팬티가 사라져 부렸데이 으짜면 좋나!


91.

잠깐. 누구 팬티? 사탕의 팬티? 프릴의 팬티?


92. 

이 스레.. 내 생각엔 고민상담스레는 진작에 아니었다. 처음부터 팬티스레였다.


93.

올해 들은 팬티보다 오늘 들은 팬티가 더 많다.


94. 사탕

프릴의 팬티가 사라졌데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5.

주인을 찾아갔구NA.


96.

>>95

이녀석 때문에 순간 당연히 팬티에 발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팬티가 주인을 찾아갔을리 없잖아wwwww 당연히 주인이 가져간 거 겠지.


97.

잘 찾아봤어? 침대 밑에 있는 거 아냐?


98. 사탕

아니데이! 내 프릴의 팬티는 소중하게 액자에 잘 걸어두고 있었으니께 못 찾을래야 못 찾을 수가 없는기다! 프릴이 가져가 버린 거 같데이. 낼 어떤 놈으로 생각할까. ㅠㅠㅠㅠㅠㅠㅠㅠ


99.

태클 걸 데가 너무 많아서 어디서부터 걸어야 하는 지 모르겠다.


100.

일단 액자에 팬티를 왜 걸어놨냐부터 태클걸면 되지 않을까.


101.

나는 이미 팬티를 액자에 걸어 놓은 시점부터 프릴이 자길 어떤 놈으로 생각할까 왜 고민하고 있는 지 묻고 싶다.


102.

혼란스러울 땐 고기를 먹어라.


103.

>>102

이건 뭐야 wwwww


104. 사탕

으아 혹시 내 방 뒤질려고 내한테 심부름 시킨 거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배신당한 기분이데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5. 

프릴이 더 배신감이 클 거 같은데..


106.

프릴은 배신감뿐만 아니라 수치감도 같이 느끼고 있을 걸..


107.

배신감을 느낄 땐 고기를 먹어라.


108

>>109

아까부터 뭐냐고wwwwwwwwwwwwwwwwwww


110.

>>118

이 스레 정말 특이한 놈 많다wwwwwwwwwww


111. 사탕

아, 잠깐만. 아. 어? 아? 지금 내 방 문틈으로 뭐가 들어왔데이. 종이같은데. 잠시만 기다려 보그라.


112.

뭐지? 프릴의 쪽찌인가.


113.

방빼라는 거 아냐?


114.

솔직히 방빼라고 해도 할 말은 없다.


115. 사탕

아......


116.

뭐라고 써있어?


117.

프릴한테서 온 거NYA?


118. 사탕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119. 

??????????????


120.

뭐야.... 무서워 사탕....


121. 

사탕 왜그래 ㅜㅜㅜㅜㅜㅜㅜㅜ


122. 사탕

ㅎㅎ 역시 들킨 거 맞았나보다. 방금 '너 나를 좋아하냐?'라는 쪽찌가 방 안으로 들어왔데이. 아무리봐도 프릴의 필체다.


123.

일단 팬티를 봤다는 거 부터 빼박아니었나..


124.

이제 물러설 곳이 없다. 그냥 화끈하게 고백해버려!


125. 사탕

내 뭐라고 답장해야하나.. 하... 아니라고 부정하기엔 너무 늦어버린긴가.


126. 

아냐. 사탕. 방법은 있어. 프릴이 아니라 프릴의 팬티만 좋아했던 척을 하면 되잖아.


127.

>>126

이게 더 위험한데?


128.

>>128

사탕의 이미지를 어디까지 떨어트릴 셈이냐..


129.

나 오늘 팬티라는 단어만 몇 번을 보고 있는거지..


130. 사탕

하... 이제 이도저도 모르겠으니께.. 내 답장 내용은...앵커로 받겠데이...


131.

이자식... 앵커에 맡기다니. 정말 모든 걸 다 포기했나보구나. 물론 우리야 좋지만.


132. 

사탕쨩 힘내라...


133. 사탕

내 >>138이 시키는 걸로 가겠데이...


134.

좋아한다고 고백


135.

곧 팬티와트로 입학할 거라고 말하기.


136.

고기를 먹어라


137.

사실은 팬티로 뺐습니다, 라고 고백하기


138.

소중한 팬티입니다. 돌려주세요. 라고 말하기


139.

프릴은 삼각팬티파야 사각팬티파야?라고 물어보기


140.

>>138 

걸렸다!


141.

wwwww소중한 팬티입니다. 돌려주세요라니 wwwwwwwww무슨 민화속의 노인같은 말투네. 


142.

다들 짖굳구NA.


143. 사탕

아.. 저걸로 된기가... 좋다.. 내 약속은 지켜야겠제...


144.

진짜하게?wwwwwwwwwwwwwwwwwwwww


145.

올해 본 스레중에 제일 흥미진진하다.


146.

나 진심 이 스레 어떻게 마무리 될 지 예상이 안가 


147.

>>146

사탕이 경찰서에 잡혀가는 거로 끝나지 않을까...


148. 사탕

...답장썼데이. 내 갔다오겠데이...


149.

wwwwwwwwwwww진짜하는 거냐고wwwwwwwwwwwww


150.

잘갔다와 사탕씨~!


151.

갔다와서 상황보고해줘wwwwwwwwwwwwwwwww


152.

아 시발 팬티 wwwwwwwwwwwwww오늘부터 팬티라는 단어 웃음지뢰 될 거 같아 wwwwwwww






*이게 어떻게 끝날진 며느리도 모르고 저도 모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쓰면서 즐거웠네요. 미카는 어찌 될까요? 

*시험기간이지만,,, 보고싶으시다는 요청이 꽤 있어서 써봤습니다 ㅠㅠㅠ칭찬해주세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

*팬티만 37번 썼습니다 살면서 쓸 팬티 다 써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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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스미공. 혹시 주말에 시간 되시오?


 시간? 시간이야 없어도, 칸자키가 보자면 만들어야지. 수화기 너머로 왠지 망설이는 듯한 말투의 소마가 조심스레 케이토에게 주말에 시간이 어떻냐고 묻자, 케이토는 너무나도 간단하게 "된다."라고 대답했다. 


 안그래도 칸자키와 키류를 마지막으로 만난 지 3개월 전이었던가. 나도 대학에 오고, 칸자키도 대학에 진학한 이후로 아무래도 몸이 멀어지다보니까 한 데서 만나는 게 쉽지가 않게 되어버렸지. 케이토는 홍월 멤버들과 매일같이 모여 지겨울 정도로 얼굴을 보곤 했던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리며, 작게 입맛을 다셨다. 


 중간고사가 끝났으니 조만간 소마와 키류에게 모이자고 할 생각이었던 케이토는, 소마가 말을 꺼낸 타이밍이 좋다고 생각하면서도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겨 만나자는 게 아닐까 신경이 쓰여 "무슨 일이라도 있는거냐?"라고 걱정스레 물었다. 이제 소마도 어엿한 어른이라지만 여전히 케이토는 소마가 마냥 챙겨줘야만 하는 어린애 같았다. 이러니까 홍월이 그 시절에 그렇게 가족 소리를 들어댔던건가. 케이토는 작게 실소하면서도, 혹시라도 정말 소마에게 안좋은 일이라도 생긴 것일까 걱정이 되어 수화기에 귀를 기울이곤 침착히 소마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 그것이, 소인, 최근에 동거를 시작해서..


 하스미공과 키류공을 집들이에 초대하려고... 라는 뒷말은 이미 케이토의 귀에 들리지 않게 된 지 오래. 동거라는 한단어가 케이토의 머리 속에서 댕댕 시끄럽게 반복되었다. 뭐 동거? 동거라면... 내가 생각하는 그런 거 맞나? 애인이랑...같이 사는 그런거? 급작스러운 소마의 고백에 케이토는 혹시 오늘이 만우절이 아닐까 생각도 해봤지만, 전화기 옆에 놓인 탁상용 달력을 급히 뒤져보니 역시 4월 1일은 지난 지 오래였다. 


 그렇다면 진짠가. 하긴 우리 칸자키가 괜한 장난을 치는 애도 아니지. 근데, 칸자키에게 언제 애인이 생긴거지. 그 진중한 칸자키가 동거까지 결심할 정도면 꽤 오래 사겼다는 걸텐데 어째서 난 전혀 눈치채지 못한거지. 아니, 그보다 칸자키한테 나한테도 안 털어놓던 비밀이 있었다는 게 조금 충격인데. 케이토가 벙쪄서 수화기만 들고 말없이 눈만 꿈뻑이고 있자, '하스미공...?'하고 조심스레 저를 부르는 소마의 목소리가 되돌아왔다.


 "아.... 칸자키 미안하다. 좀 당황스러워서.. 어째서 사귀는 사람이 있다고 말하지 않은 것이지?"

-그...그것이, 조금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일이라.. 계속 미루다 보니 이렇게 됐소. 용서해주시오 하스미공.


 부모에게 잘못한 것을 고하는 아이마냥 소마의 목소리가 점점 기어들어가자, 케이토는 나즈막히 한숨을 쉬었다. 그냥 어째서 말하지 않았는 지 물어본 것 뿐인데, 다그치는 것 같이 느껴졌나. 케이토는 목을 가다듬곤 편안한 톤으로, 소마를 다독이듯 말을 건넸다.


"나에게 용서를 빌 일이 아니야. 그냥 네가 우리한테까지 숨기고 있었다 생각하니 조금 섭섭했을 뿐이야. 그래. 키류한테도 연락해서 주말에 찾아가도록 하지. "






*****





 "뭔가 시어머니같은 꼴이군. 하스미나리."

 "조용히 해라. 키류."


 쿠로는 양 손 가득 바리바리 선물을 싸들곤 잔뜩 긴장한 채로 현관문 앞에 선 케이토를 보며 '시어머니냐'라고 생각한 채 어깨를 으쓱였다. 쿠로도 하스미로부터 소마가 애인과 동거를 시작했다는 소리를 들었을 땐 꽤나 충격이었지만 그래도 지금은 어느정도 적응이 된 상태인데, 케이토는 그게 마음처럼 쉽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꼭 자기 아들 기 죽이지 않으려고 상견례에 잔뜩 꾸미고 가는 부모마냥, 케이토는 고기세트며 화과자세트며 온갖 비싸보이는 것을 양 손 가득 들고 있었다. 


 "그..그럼 초인종 누르겠다, 키류."


 완전 긴장했나보네. 키류가 동의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이자, 큰 결심을 한 듯 침을 꼴깍 삼킨 케이토는 덜덜 떨리는 손가락으로 초인종의 버튼을 살짝 눌렀다. 띵동-. 흔히 들어봤던 가정집의 초인종소리가 현관앞을 울리자, 케이토는 흠칫 몸을 떨었다. 얼마안가 문 안쪽에서 들려오는 "네 간답니다ㅡ."라는 상대의 목소리가 여자목소리 치곤 왠지 굵어보였지만 정신을 추스를 겨를이 없던 케이토는 딱히 그 위화감을 눈치채지 못한 듯 했다. 다만 키류만이 '어 이 목소리...'하곤 이상한 점을 눈치챘을 때 쯤엔 현관문이 활짝 열리고 익숙한 하늘색 꽁지머리가 그 안에서 뾱 튀어나왔다. 


 "어서오세요-. 케이토, 그리고 쿠로-."


 어? 신카이...? 졸업 이후, 한번도 엮일 일 없던 의외의 인물의 등장에 케이토가 '니가 왜 여기서 나오냐?'라는 탐탁치않은 눈초리로 카나타를 쏘아보았다. 키류는 무언가 눈치챈 듯 잠시 입을 다물곤 '설마...'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카나타가 씨익 웃으며 아직도 긴가민가하는 키류와 감도 못잡은 케이토를 향해 마지막으로 확인사살을 날려주었다.


 "어서오세요ㅡ. 소마군과 저.의. 행복한 신.혼.집에."


 일부러 신혼집이라는 단어를 강조해 말한 카나타는 케이토에게 보란듯이 씨익 웃어주었다. 케이토는 어....? 하곤 자기도 모르는 사이 바보같은 소리를 입밖으로 내다가, 그제서야 상황파악이 된 것인지 손에 들린 선물꾸러미들과 카나타를 어이없다는 듯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지금... 이 능구렁이같은 놈이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 칸자키를 홀라당 꾀어내서... 동거를 한다는 말이지...? 


 "이 도둑놈이!"

 "나리!"



 




****




"아야... 소마군 아파요."

"미안하오 신카이공.. 많이 아프오?"


 소마가 호호- 입김으로 카나타의 이마를 불어가며 데일밴드를 붙여주자, 카나타는 케이토만 볼 수 있을 정도로 미세하게 씨익- 웃으며 케이토를 향해 당당히 승리자의 웃음을 지어주었다. 순간의 흥분으로 화과자상자로 카나타의 머리를 내리치고야 만 케이토는, 저를 향해 가소롭다는 듯이 웃어보이는 카나타를 보며 역시 한 대 더 쳤어야 하는데- 하며 후회하고 있는 중이었다.


 저 자식 지금 내 앞에서 보란듯이 우리 칸자키한테 아프다고 칭얼대면서, 은근슬쩍 우리 칸자키의 허리를 끌어안고 있는거지? 케이토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오랜만에 스트레스로 뒷골이 당겨오는 기분을 느꼈다,


 "그래도 하스미공과 키류공이 제대로 집에 찾아와주셔서 다행이오. 안그래도 거의 요리도 끝나가고 있던 참이라오. 거실에 앉아 조금만 기다려 주시오. 내 금방 준비하고 부르겠소."

 

 카나타가 도와주겠다며 일어서려하자, 소마는 다친 사람에게 일을 시킬 순 없다며 카나타를 저지하곤 저 혼자 부엌으로 쏙 들어가버렸다. 덕분에 덩그러니 키류와 케이토 그리고 카나타가 거실에 남겨지게 되자 스산한 침묵이 그 셋을 휘감았다. 쿠로가 '또 뭔 일 나는 거 아닌가..'하고 불안한듯 카나타와 케이토를 번갈아 살피고있자, 아니나 다를까 쿠로도 말릴 세 없이 재빠른 동작으로 케이토가 카나타의 멱살을 잡아쥐었다.


 "이자식... 우리 칸자키한테 대체 무슨 짓을 한거냐."

 

 눈빛은 금방이라도 카나타를 베어버릴 듯 살기등등하면서도, 케이토의 목소리는 혹시라도 부엌에 있는 소마에게 들릴세라 무척이나 작았다. 예나 지금이나 정말이지 소마군을 엄청 감싸고 도네요, 케이토군은. 카나타는 제 멱살을 쥔 케이토에게 환한 미소로 답했다. 


 "무슨짓이라니요. 그냥 평범하게 교제하고 있답니다?"

 "너 이자식 대체 언제부터 우리 칸자키한테 손을...!"


 케이토의 목소리가 서서히 높아지려 할 때 쯤, 마침 타이밍 좋게 소마가 "하스미공! 키류공! 식사하러 오시오!" 하곤 거실로 튀어나왔다. 그 덕분에 황급히 카나타의 멱살을 쥐었던 손을 놓은 케이토는 언제 역정을 냈냐는 듯 인자하게 웃으며 "하하. 알겠다 칸자키."하곤 자리에서 일어섰다.




****





 "하스미공 많이 드시오! 아 참. 이건 신카이공이 얼마전에 잡아온 비싼 생선인데 특별히 이 날 요리하려고 아껴두었소. 입맛에 맞았으면 좋겠소."


 하스미와 키류쪽으로 노릇하게 잘 구워진 생선구이가 담긴 접시를 스윽 밀어주며 소마는 먹어보라고 권유했다. 케이토가 생선의 살점을 발려 한 입 먹어보자 소마는 눈을 반짝이며 "어떻소?"하곤 케이토의 감상을 기다렸다. 케이토가 맛있다며 칭찬하자 소마는 그제서야 방긋 웃으며 "신카이공이 잡아온 생선은 언제나 일등품이니까 필히 하스미공의 입맛에도 맞을 것이라고 생각했소!"하곤 카나타를 은근슬쩍 칭찬하기에 바빴다.


 그놈의 신카이공. 언제는 내가 세상에서 제일이라고 치켜세웠으면서 이제는 신카이공으로 바뀐거냐. 케이토는 내심 섭섭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젓가락으로 밥그릇을 깨작거렸다. '아빠랑 결혼하겠다고 했으면서'라고 서운해하는, 딸을 가진 아버지의 마음이 이런 것일까. 케이토는 울적 해졌다. 


 "소마군이, 집들이에 꼭 케이토와 쿠로를 초대하고 싶다고 몇번이나 얘기해왔었답니다. 케이토와 키류는 친부모와도 같이 소중한 사람들이니까 꼭 대접하고 싶었다고요."


 생선에 간장을 붓던 카나타나, 흘러가듯 평온한 어조로 말을 꺼냈다. 별 감정없이 하는 말 같아 보였으나, 사실은 그 말이 묘하게 케이토를 위로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빠른 케이토가 알아차리지 못할 리 없었다. 저 녀석한테까지 위로받는 날이 오다니. 나도 꽤나 한심한 사람이 되었나보군. 생각은 그렇게 하면서도 케이토의 눈시울은 조금씩 붉어져갔다.


 "저도, 언젠가는 두 사람에게 인사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소마가 이렇게 밝은 미소를 유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확실히 두사람의 공이 크다고 생각하니까요."

"신카이.."

"앞으론 제가, 두 사람이 만들어놓은 소마군의 밝은 미소를 지켜주고 싶어요. 제가 감히 그래도 괜찮을까요?'


 카나타의 맑은 눈동자가 케이토와 쿠로를 향했다. 카나타와 눈이 마주친 케이토는 '아 이 녀석 진심이구나'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어서, '분하지만 이 녀석이라면 칸자키를 행복하게 해줄 것 같다.'라고 납득해버리고 말았다. 이미 루돌프 사슴코마냥 코끝이 잔뜩 붉어진 케이토는 "칸자키를 울리는 날은 네 놈의 제삿날이 될 거라는 것을 명심해라."라고 퉁명스레 카나타에게 화답했다. 그 말에 담긴 저의가 허락이라는 것을 모를 리 없는 카나타가 "그래도 밤에는 울릴 지도 몰라요-." 하곤 키득거렸다. 





****




 "그래도 칸자키가 행복해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네."


 쿠로는 지하철 역에 가기 위해 케이토와 함께 밤거리를 걸으며, 안심한 듯 말했다. 케이토는 여전히 그런 놈한테 우리 칸자키를 맡겨야 한다니, 신용이 안간다고 입으로는 투덜거리면서도 집을 나서기 전에 카나타가 선물이라며 케이토에게만 들려 준 쇼핑백을 꽤나 소중히 들고있는 중이었다. 그나저나 안에 뭐가 들어있을까. 쿠로가 궁금해져 쇼핑백을 흘깃 쳐다보니 케이토가 안에 든 게 궁금하냐며 쿠로에게 물었다. 


 "아마 녀석이니까.. 생선같은 게 아닐까? 근데 아까부터 달그닥 소리가 나는 걸 보니 나도 뭔지 궁금해지네."


 케이토가 잠시 멈춰서서 쇼핑백 안에 든 상자를 꺼내, 고급종이로 싸여있는 선물의 포장을 조심스레 풀었다. 응..? 고급... 콩 세트....? 쿠로와 케이토는 '고급 콩세트'라고 써져있는 상자를 들고선 잠시 굳어버렸다. 콩은 케이토가 싫어하는 음식이 아니던가. 왜 하필 콩을... 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역시 모르고 실수로 선물한건가 싶어 케이토는 실소했다. 하긴 내가 콩을 싫어한다는 걸 알고 일부러 선물했을리는 없겠지. 그냥 우연일거다, 라고 생각하던 케이토는 상자 위에 테이프로 붙여져있는 작은 쪽찌를 하나 발견했다.


 '메롱'

 "신카이! 네 이놈!"


 이 자식 절대로 알고 그런거다! 절대로 알고 그런거야! 아까 그 말 다 취소다! 나는 이 동거 절대 반댈세! 길 한가운데서 케이토가 이성을 잃고 포효했지만, 이미 하늘에 뜬 달은 노랗게 무르익은 지 오래였다.








* 두번째 써보는 카나소마입니다 ^ㅇ^,,,, 사실 카나소마가 꽁냥되는 건 안나오고 케이토가 츳코미거는 것만 나오는 것 같지만요,,,(머리박) 어제 이벤트 스토리를 다 읽었는데 역시 카나소마는 결혼한 것 같습니다. 이상입니다.. 쓰고 다시 안읽어봐서,,, 구린표현 대잔치일거같은데 나중에 수정하겠습니다,, 그럼,,,저는 카나소마네 옷장으로 출근해야해서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