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서 인은님과 함께 주고받았던 사회인 카오루 X 고딩소마 썰들을 각색해 글로 정리해보았습니다. 근데 이제는 소마가 대딩입니다,,
*bgm과 함께 읽어주시면 더 감사하겠습니다.
EP. 5 새내기
[오늘도 좀 늦을 거 같소]
자고로 새내기는 이제 갓 땅을 뚫고 피어오르는 파릇파릇한 새싹같은 존재다. 그리고 선배들은 그 새싹들이 '술'이라는 양분을 통해 튼튼하게 자라게 된다고 굳게 믿고있는 모양들인듯 이러저러한 명분들을 갖다 붙여 새내기들과의 술자리를 만들어 내기에 바빴다. 신학기를 맞이 하고 벌써 2주째, 소마는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술집을 들락거리는 생활을 하며 그렇게 낯설고도 생소한 대학문화에 조금씩 젖어 들어가고 있었다.
물론 선배들과 함께하는 술자리는 어색하고 불편하기만 했지만, 그렇다고 괜히 선배들의 눈 밖에 나 벌써부터 대학생활이 힘들어지고 싶진 않았기에 소마는 이런 자리가 있으면 최대한 거절하지 않고 참석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덕분에 죽어나가는 건, 지금 쇼파에 앉아 쿠션을 끌어안고 하염없이 벽에 걸린 시계만 바라보고 있는 하카제 카오루.
마음같아선 선배고 뭐고 술자리에 못가게 하고 싶었지만 본인의 이기적인 욕심때문에 소마에게 가지말라고 고집을 부리는 것은 멋지지 못했다. 사랑하는 연인 앞에선 늘 멋진 모습만 보이고 싶은 게 남자의 마음이다.
하지만 카오루가 불안해하는 데도 나름의 타당한 이유가 있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칸자키 소마의 술버릇이 제법 유별났기 때문이다. 아니, 좋은 게 좋은 거라지만 그것이 너무 좋으면 괴로울 때도 있는 법이다. 그러니까 이게 무슨 소리인고 하니-,
"하카제고옹-. 문 좀 열어주씨오-."
왔구나. 카오루는 쇼파에서 튕겨나오듯 일어서며, 재빨리 현관을 향해 달렸다. 양귀비도 울고 갈 것 같은 이 간드러지는 목소리의 주인공은 믿기 힘들겠지만 칸자키 소마였다. 그렇다. 소마는 알콜만 들어가면 극강의 애교쟁이가 되어버리는 타입이었던 것이다. 물론 물건을 때려부순다던가 괜히 옆에 있는 사람에게 욕을 퍼붓는다던가 하는 술버릇보다야 한참 나은 술버릇이지만 그래도 카오루의 쥬니어에게는 정말이지 가혹한 처사였던 것이다.
"헤헤. 하카제공이다."
평소에는 절대 보여주지 않는 무한데레를 선사하며 소마는 폴짝 카오루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온 몸에서 알콜향기가 작렬한다. 내일이 주말이라고 아마 평소보다도 더 많이 마시게 했던 모양이다. 술도 약한 애가 정말이지 다른 사람들이 따라주는 술은 다 덥석덥석 받아먹고 다니니까… 카오루는 나즈막히 한 숨을 쉬며 소마를 집 안으로 끌어들였다.
"대체 얼마나 마신거야."
"으음.. 두 잔!"
"두 잔이 아니라 두 병이겠지."
잠꼬대라도 하는 지 계속해서 뭔가 중얼거리는 소마를 침대에 사뿐히 뉘여놓으며, 카오루는 소마가 입고 있던 자켓을 벗겨 한 쪽에 걸어놓았다. 꽤 졸려웠던 모양인지 소마는 침대에 눕자마자 눈꺼풀을 반쯤 감고 꾸벅꾸벅 잘 태세에 돌입했다. 정말이지. 누가 이렇게 귀여우래. 어?
이런 상황에서도 불끈하는 저의 쥬니어가 원망스러워 진 카오루는 괜히 소마에게 화풀이 하듯 검지손가락으로 작게 소마의 이마를 툭툭 쳤다. 소마군때문에 이 형아는 오늘도 화장실에서 외롭게 혼자 빼게 생겼는 데 소마군은 이런 상황에서 잠이 와? 응?
"우으으.. 때리지 마시오-."
아직 다 자는 게 아니었는지 제 이마를 건드리는 카오루의 손짓에 소마는 작게 신음했다. 정말이지. 술자리에서도 다른 사람한테 이렇게 귀여운 모습을 흘리고 다니는 걸까. 괜히 생각하려니 가슴 한 구석에서 스멀스멀 질투가 피어오르려고 한다. 이러다가 정말 누가 업어가도 모르는 거 아니야? 소마군은 좀 더 경각김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요새 세상이 얼마나 흉흉한 지 알아?
"소마군 내가 누군지는 알아보겠어?"
괜히 서운한 마음에 카오루가 툴툴거리는 말투로 소마에게 물으니, 소마는 감기던 눈을 동그랗게 뜨고 카오루를 바라보다가 이내 바보같이 순박한 얼굴로 헤헤 웃어대기 시작했다.
"하카제공이잖쏘!"
"하카제공이 누군데."
"완~전 멋진 내 애인!"
소마군 지금 일부러 그러는 거지.. 이 형아 인내심 테스트 하려고 일부러 그러는 거지 어?
결국 소마가 참을 수 없이 사랑스러워 진 카오루는 허리를 숙여 침대에 똑바로누워있던 제 연인을 뼈가 으스러져라 끌어안았다. 덕분에 숨 쉬는 게 곤란해졌는지 상체를 일으킨 소마는 켁켁 소리를 내며 카오루의 등을 팡팡 두드리다, 이내 제게 입을 맞대오려는 카오루의 행동에 "나 술냄쌔 나능데.."하고 혀짧은 소리를 내며 고개를 살짝 돌렸다.
"소마군 형아랑 키스하기 싫어?"
카오루가 서운하다는 듯 아랫입술을 삐죽였다. 키스를 한 두번 해보는 것도 아니었건만 그때마다 늘 이렇게 소마는 카오루를 밀어내려 한다. 그런 반응도 나름 귀여웠지만 그래도 매번 이렇게 밀어지기만 하다보면 섭섭한 것도 사실이다.
"아니.. 그건 아닌데.. 술냄새 난단말이오오.."
"형은 술냄새 나도 좋은데?"
"그으치만, 역시 ... 단 말이오"
우물쭈물. 소마가 입술을 달짝인다. 그 목소리가 너무나 작았던 지라 카오루는 마지막 말을 정확히 캐치해내지 못하고 소마에게 물었다.
"응? 소마군 목소리가 작아서 잘 안들리는데?"
"....부끄럽단 말이오.. 하카제공의, 반짝거리는 얼굴이, 이렇게 바로 앞까지 오니까... 그리고, 하카제공은, 경험이 많을 테니까.. 괜히 내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걱정되서.. 그래서,"
소마의 얼굴이 점점 붉게 달아오른다. 이제 슬슬 술에서 깨고 있는 모양이다. 소마의 얼굴에 피어난 열꽃은 다른 사람에게로 전파되는 종류의 것이었던지, 카오루의 귓볼에도 소마마냥 서서히 열꽃이 피어난다.
여하튼, 이러니 저러니 해도 두 사람은 꽤나 열렬하게 사랑하는 중이었다.
*간만에 카오소마입니다,,호호,, 이 시리즈는 생각보다 드문드문 오래 쓰고 있네요,,후후.
사실 다른 글을 쓸 때 보다 분량이 더 적었습니다.. 더 길게 쓰고 싶었는 데 제 능력의 한계입니다. 다음엔 아도니스도 나올 예정입니다. 아,, 그리고 카오소마 이번에 대박 이벤트 터졌잖아요.. 다들 스토리 읽어보셨나요.. 우리모두 카오루가 인정한 흑발미인 소마합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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